할아버지는 한문을 많이 배운 아버지를 한의사를 시킬 계획이셨는데 아버지는 대처에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혼자 날마다 고민을 하면서 사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어디 가서 무슨 공부를 하고 싶냐고 물으시니 일본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할아버지한테 여쭈어 보았는데 어림없는 소리라면서 야단이 나셔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버지는 한의사 공부하기는 너무 싫다면서 실의에 빠져 살고 있으셨단다. 결국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가 진주 할머니 친정에 가서 자세한 얘기와 사정을 털어 놓고 일본가는 배 삯만 빌려와 할아버지 몰래 아버지께 주면서 일본 가서 공부해 보라고 하셨단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 돈으로 일본으로 도망가 버리셨다. 할아버지는 난리가 나셨단다. 어떻게 해서 가셨는지 할아버지께서는 후에도 모르신 것 같다. 우리 어머니가 보낸 것을 알면 어머니는 시집에서 쫒겨 났을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커서 어머니한테 들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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