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부인을 말하려고 한다. 그 부인은 밉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았는데 너무 사나웠다. 할아버지는 꼭 쥐여 살아야 된 것 같다. 그래서 그 할머니하고는 꼼짝 못하고 살면서 아들과 딸들을 낳았다. 그 할머니는 성질이 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나움을 피웠다고 한다. 우리 동네는 과수원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과수원 방이 요즘 경로당처럼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바둑과 장기도 두고 애들 천자문, 한문을 가르치는 서당도 되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거기 가서 선생님도 하고 놀기도 했나보다. 그런데 하루는 놀다가 집에 와보니 부인이 너무 화가 나서, 옛날에는 화로라고 하는 불을 담아서 방에다 놓는 것이 있다. 지금으로 말하면 난로다. 불이 이글이글하는 화로를 과수원에서 들어오시는 할아버지한테 던져 버리더란다. 너무나 놀란 할아버지는 과수원으로 도로 가셨는데 문을 다 잠궈서 못 들어가시고 갈 데가 없어서 소박 주었던 내 할머니, 불쌍하게도 방 하나 얻어 주어서 살고 있는데 그 날 할아버지가 담을 넘어서 그 집으로 가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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