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효성이 남달랐다 한다. 할아버지 여덟 살 무렵에 먼 고향에 다니러 가셔셔 어머니를 드리겠다고 북어 한 쾌와 미역 한 다발을 가지고 산과 들을 수없이 지나서 집까지 도착했는데 허리에는 상처가 나고 발은 부르터서 피가 줄줄 흐르는 어린 아들을 보고 진주 할머니는 한없는 설움에 울고 또 울어 그칠 수가 없으셨단다. 나는 이 아들을 믿고 살면 되겠구나하고 모진 고생을 하면서 사셨단다. 아들은 날로 자라면서 내가 어머니를 잘 모실 터이니 걱정 말라고 항상 말씀하셨단다. 여기 까지는 내가 본 것은 아니고 들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어릴 때 본 것이다. 진주 할머니는 오래 사셔서 내가 본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효자셨다. 아침, 저녁으로 문안드리고 참으로 잘 하셨다. 이런 할아버지가 사신 것을 내가 본대로 들은 대로 말하려고 한다. 할아버지는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하셔서 학식도 깊고 얌전하시며 이대 독자니까 장가를 일찍 가셨다고 한다.
첫째 부인이 얼마나 예뻣는지 사람들 말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화장실 까지도 따라 다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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