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강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세상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이 두 개의 세상은 서로 맞닿아 있다. 그것은 마치 두 개의 서로 다른 강이 맞닿아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무당은 현실의 세계에 속해 있다. 반면 검은 사내는 비현실의 세계에 속해 있다. 현실과 비현실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도 접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당은 비현실의 세계를 얼마간 들여다볼 수 있는 현실세계의 존재이고, 검은 사내는 현실세계를 접할 수 있는 비현실 세계의 존재이다.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는 이 둘은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지점, 곧 두물머리에서 만나게 된다.
이렇게 무당과 검은 사내가 현실과 비현실 세계의 접점을 통해 만남으로써, 이 두 개의 세계는 완전히 서로 다른, 그리하여 서로를 이해할 필요도 없고, 상관할 필요도 없는, 그런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간의 존재성을 확인하고, 심지어는 다른 세계의 존재성을 각기 자기 세계의 연장선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세계로 거듭나게 된다.
이 점에서 현실세계가 보는 검은 사내는 신비한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현실세계와 완전히 동떨어진 존재는 아니다. 그 또한 현실세계의 인간이 지니는 것과 같은 종류의 감정이나 의식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물머리 전설은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현실세계와 비현실 세계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세계를 상호 배타적인 어떤 것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상호 동질성을 보유하는 어떤 것으로서 바라보고자 하는 현실세계 인간들의 바람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뿐이랴. 한국인의 정서 안에서 낮과 밤, 어둠과 밝음, 음과 양, 심지어는 둘로 분단된 남과 북, 이런 것들은, 어느 하나도, 영원히 대립되는 어떤 존재가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며, 마치 거울 안과 밖의 존재처럼, 완전히 다르면서 또한 완전히 같은 속성을 지닌 존재가 된다. 이 점에서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두 개의 강이 서로 만나는 두물머리야말로, 대립된 세계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다른 세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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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물머리는 서로 다른 두 세계 안에 내재해 있는 공통의 속성이 발현되는 곳이기도 한 셈이다. 사진은 두 강이 하나로 합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두물머리 벤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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